보내는 사람 - '굿 & 바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무언가를 해본 날은 꼭 기록으로 남겨 놓아야 한다. 첫 키스를 한 날, 대학 입학식, 결혼 기념일 같은 것은 말 할 것도 없거니와, 처음 넥타이를 매어본 날, 처음 혼자 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고 나온 날 같은 것도 꽤나 의미있는 경험이 될 수 있겠다. 오늘 내가 그런 일이 있었는데 아무도 없는 극장에서 혼자 영화를 보게 된 것이다. 비록 객석은 텅 비었지만 그렇게 썰렁한 영화는 아니었는데... 죽음은 생의 마지막이지만, 누구에게나 처음 겪는 일이기도 하다. 죽은 자의 염을 하는 사람의 이야기 답게 등장인물의 복색과 미장센, 행동 하나하나는 모두 굉장히 절제되어 있다. 인생의 4대 이벤트 '탄생, 성년, 결혼, 죽음'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가 갖고 있는 엄숙함, 제례의 숙연함에서 나오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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