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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

눈을 활짝 뜨고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것 - '판결을 다시 생각하다' 김영란법이 시행되기 전후 샀는데, 결국 오래 두고 읽다가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가까이 다가온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처음 이 책을 샀을 때에는 인간 김영란에 대한 호기심과 논쟁적인 이슈에 대한 여러 생각에 대해 알고 싶었는데, 워낙 커다란 사건들에 떠내려온 지금은 국가 권력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법' 그 자체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10개의 사례를 읽다 보면 각각의 판례의 다수의견과 소수의견 - 혹은 여러 다른 논쟁거리 - 를 마주하게 된다. 나도 내 스스로 심정적으로 끌리는 견해가 있기는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는 그 견해에 도달하기 위해 얼마나 논리적으로 잘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김훈 선생이 글 쓰는 연습을 할 때 '법전'을 배껴 썼다는 얘기를 떠올리기도 하였다.. 더보기
피아의 경계에 있었던 사내 - 밀정 일제 시대를 다루면 흥행이 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성공할 때까지 일제 시대를 다루는 영화는 찾기 어려웠다. 그 때는 우리 국민들에게 트라우마 같은 시기라 너무 무겁고 슬프고 아프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것이 정설이었다. 은 '케이퍼 무비'의 모습을 취하고 있었던 과 달리 '황옥 경부 폭탄 사건'이 모티브인 그들의 거사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인물들의 내면에 집중하는 편이다. 일반적인 액션 영화에서서 이중간첩보다 대한국민의 입장에서 명확한 선과 악이 나뉘는 세상에 누가 적이과 아군인지를 모른 채 바라봐야 하는 관객의 마음은 훨씬 더 어렵고 복잡하다. 특히 마지막 재판소에서 "나는 일본의 경찰이고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흘리는 눈물은, 마지막의 엔딩을 보고 난 뒤에 곱씹으면 참 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