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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Doly

한국GM 사태를 돌아보면서



수개월동안 몸살을 앓았던 한국GM 구조조정이 일단 마무리 되었다.

고객으로서, 비슷한 업계 종사자로서 관심있게 바라보았는데, 일단 정리가 되고 나서 느낌을 몇 자 적어보려고 한다.




본 사태의 본질은 GM의 입장에서 보면 생각해 보면 간단한데, 글로벌기업의 경영을 국가주의적인 잣대로 

바라보는 시선과 강성 노조에 대한 반감, 일자리와 세금 문제와 맞물려 뭔가 복잡하게 보이는 부분이 있다.

 ** 특히 연결재무재표를 채택하는 최근 국제 회계 기준하에서, 한국GM의 손해가 마치 미국GM의 이익이 

     되는 것인양 보도하는 뉴스는 뭔가 싶었다..


GM의 목적은 한국GM의 과잉 생산 규모를 줄이고 인건비와 복리후생등 비용을 절감하여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며

추가 투자가 필요한 자금의 일부를 산업은행이 증자 형식으로 참여하도록 꾀하는 것이었다.

이것이 가능하면 남고, 불가능하면 한국에서 사업을 완전 철수하는 것도 고려했는데 다행히 원하는 수준의 목적을 

GM 미국 본사 판단에는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 GM의 목적이 달성되었으니 상대방은 손해를 보았는가?? 그럴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이해관계자가 누구냐에 따라 다를텐데 이해 관계자를 나눠보면 - 채권자, 주주, 정부, 노조, 고객 - 


1. 채권자인 미국GM은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했다. 

   만일 한국GM을 완전히 철수했을 때 날릴 뻔한 채권을 살려둔 샘이니 다행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 한국GM 철수시 부평, 창원, 군산의 땅과 설비를 처분해서 가져갈 수 있는 권한이 없었거나 

       있었어도 미수채권 금액에 미달한다는 전제 하에..

2. 대주주인 미국GM은 원하던 한국GM의 원가구조를 개선했으나 큰 성공을 거둔 것이다. 

   (만일 이 수준의 원가 절감 목표가 나름 기대를 만족한 수준이라면)

   소액주주인 산업은행은 원가구조가 개선된 한국GM에 적정한 금액의 증자가 들어갔으니 좋다 나쁘다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만일 그냥 미국GM이 철수했다면 기존의 주식은 종이 조가리가 되었을뻔 한 것을 막은 효과는 있다.

3. 정부는 일자리와 세금을 납부하는 한국GM의 파산/철수를 막았으니 당연히 다행이다.

4. 기존 쉐보레 차를 샀던 고객은 한국GM이 파산했으면 A/S를 받을 네트워크가 붕괴될 뻔 했으니 다행

5. 직원을 떠나 보내야 했던 노조는 분명 아픔이 있겠지만, 어쨌든 경쟁력을 잃어버린 회사에서 

   계속 그 많은 직원들이 고연봉을 받는 것은 자연 법칙상 불가능한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협상은 대부분 이해관계자에게 나쁘지 않은 결론을 도출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내가 미국GM 본사에 불만인 것은 이렇게 '잔혹하게' 구조조정을 하고나 한국정부를 협박해서 보다

좋은 차량을 출시하지 않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가는 것이다. 앞으로도 경쟁력 없는 차를 낸다면

아무리 원가 구조가 향상되어도 답이 나오지 않고 철수하네 마네 얘기가 또 나올 것이다.


어쨌든 한국GM 직원들은 다시 혼란을 수습하고 잘 일어섰으면 좋겠다.

이 사태로 GM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겠지만 여하튼 한국GM은 1만명 이상의 직원들이 땀흘리고 종사하는 

한국의 사업장이다. 


다시 잘 일어섰으면 좋겠고, 좋은 차를 많이 출시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