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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學과 藝術의 뜰

여자의 이야기로 - '다른 나라에서'


가장 반가웠던 점은 이번 영화에서 등장인물의 스팩트럼이 넓어졌다는 것이었다.

매번 영화감독 아니면 시간강사처럼 홍감독 주위에 있을 법한 사람들만 다루다가,

이 작품에서는 '수중 안전요원'이라는 흥미로운 직업군이 등장했다.


뿐만 아니라 '안느'도 영화감독 -> 바람난 여인 -> 바람남 남편에게 이혼당한 여인의

세 상황으로 설정되었다. '찌질한 남자들 사이에 놓인 똑똑하고 합리적인 여인'이라는

홍상수 감독의 여 주인공은 적어도 세번째 에피소드에서 자살을 시도하지만 뜻하지 않게

낯선 남자와 원 나잇 스탠드를 경험하는 허술한 면을 보여준다.




영화를 보고 나서 습관처럼 여러 영화평을 보았는데, 'MacGuffin"님의 아래 글이 인상적이었다.


"원주가 시나리오를 쓰는 것은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함이기도 하며, 한편으로 현실을 잊고자함이기도 하고,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의 발로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그녀가 쓰는 첫번째 시나리오에서 그녀는 최대한도의 꿈을 담는다.

...중략... 처음에는 꿈에 가까운 이야기였지만, 두 번째에는 꿈과 현실의 중간에 있는 이야기가 되고, 마지막에는 이야기는 급기야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가 된다. 꿈에서 현실로의 추락. 첫 번째 시나리오를 결국 버리고 현실과 타협하는 것."


보통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남자의 지저분한 욕망을 담는데 중심을 두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여인의 욕망 - 그것은 '안느'일 수도 있고 '원주'의 욕망일 수도 있다. - 을 반영했다는 점이 많이 색다르게 느껴졌다.


확실히 첫 에피소드에서 유준상이 안느에게 불러주는 노래는 서투르고, 달콤했다. 홍감독의 남자들이 꿈꾸던

원나잇 섹스처럼 이 노래는 아마 대부분의 여자들이 느끼는 환상이 아닐까, 홍감독의 다른 앵글을 발견한 것이 제일 재밌었다.


Anne, This is a song for you.

Anne, You have a beautiful name.

It's raining, but It's raining.

Anne want to go to ...go to lighthouse.

But it's raining, Anne is cold.

Do you want to go lighthouse?

But, We don't know. we don't know.

Anne, Anne, An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