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文學과 藝術의 뜰

모욕을 버리다 - '돈의 맛'


흥미진진한 영화라 볼 수는 없고, 굉장히 예술성 있는 영화인가도 의문이 든다.

<칸 영화제>에서 어떤 부분을 눈여겨 봤기 때문에 이 작품을 챙겼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화면 배치와 배색이 굉장히 그로테크스하면서도 굉장히 세련됬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최상위 부자들의 이야기를 늘어놓기 때문에 고급 저택의 내부야 당연히 최고급이겠지만

뭔가 차갑고, 전혀 흐르러짐 없는 배경의 모습이 마치 넥타이를 꽉 졸라 메었을 때의 갑갑함을

잘 표현한 느낌이었다..


돈에 눈이 뒤집힌 가족 중에서 유일하게 인간적인 향취를 갖고 있는 '나미'만이 화려한

옷을 입고 있다. 윤회장과 주영작, 백금옥 모두 단정한 단색의 옷을 입고 나오는 것과

이미지의 대조를 두려고 했던 것 같다.



돈과 권력의 굴레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한국 최상류층의 이야기라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랑 이야기라고 보는 게 어떨까 

싶다. 전자의 이야기 집중하면 뭔가 뻔하다 생각이 들고, 콘크리트 바닥 사이에 살짝 피어난 풀꽃 같은 '나미'와 '영작'의 

사랑이야기로 보면 조금이나마 유쾌한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