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급한 나와 잘 맞는 소설이다. 김영하씨의 작품은
감각적이면서도 무게를 잃지 않는 매력이 있다.
짧게 쓸 때는 아주 짧고 강력하게, 긴 이야기는 지루하지 않게
그러면서도 그 안에 녹아 있는 메시지는 비교적 뇌리에 오래 남는다.
마치 섹시하면서도 기품을 잃지 않는 배우 같다고 할까?
간혹 <바다이야기>, <오늘의 커피>, <약속>처럼 몇 페이지도 되지 않는
작품이 있다. 읽고 나면 한편의 꽁트를 보는 것 같고 혹은 CF를 본 느낌인데,
이런 작품들과 <검은 꽃>같은 무게 있는 작품들을 모두 펼쳐 보이는 것이
김영하씨의 최대 매력인 것 같다.
이 책에서 백미는 <퀴즈쇼>와 <마코토>다.
- 사실 <마코토>는 '김영하 여행자 도쿄' 라는 작품집에도 수록되어 읽은 적이 있었다.-
자기 전에 부담없이 읽으면서도, 책을 덮고 눈을 감으면 머리 속에 오래 남는 책이다.
文學과 藝術의 뜰